> 오피니언·칼럼 > 칼럼
2017 K리그, 강원FC를 응원하는 이유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  faith0001@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3.08  10:18:3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축구저널=최동호의 스포츠 인문] 상상한다. 강원FC가 연승을 달린다. 전북 현대와 맞장을 뜨고 FC서울, 제주 유나이티드, 울산 현대를 연파한다. 깊은 산속에서 은인자중하다 드디어 세상에 나온 무명 낭인의 무술기행. 추풍낙엽처럼 스러지는 무림의 고수들. 세상은 새로운 질서로 다시 태어난다. 

2017 K리그는 무명미생의 좌충우돌로 혼돈이고 충격이다. 언론은 연일 강원FC의 비술을 보도 하고 구름관중이 강원FC의 필살기를 관람하고자 근원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몰려든다. 정조국과 이근호. 강원FC의 골잡이가 최다 득점 경쟁을 벌이자 강원도는 온통 축구 얘기로 뒤덮인다.

2017년 강원FC를 주목하는 이유다. 클래식으로 승격한 강원FC는 맹랑했다. 시즌 개막 전부터 K리그를 주도했다. ‘살아남겠다’는 겸손함은 애초부터 치워 버렸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목표란다. 그러려니 했다. ‘클래식에 올라왔으니 선수들 사기도 북돋아야 하겠지’, ‘잔치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꿈은 크게 꿔야 되겠지’. 그러나 이게 웬걸? 지켜보니 이근호·정조국·문창진 등을 잇따라 영입한다. 완전히 팀을 재창단하는 수준이다. 그것도 국가대표급 선수로.

이런 팀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K리그에서 사업을 하겠단다. 누군 몰라서 안 하나? 그래도무모하게 들이댄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장에 홈구장을 차렸고 베트남 출신 쯔엉을 데려왔다. 후원의 집을 찾고자 골목 상권을 누비고 다닌다. 조건은 100만 원 이상이다. 현금뿐 아니라 현물로도 100만 원 이상을 후원하면 공식 명패도 달아주고 홈구장 전광판 광고 혜택도 준다. 음식점이든 조그만 구멍가게든 상관없다. 100만 원 소액 후원금이 2월 들어 1억 원을 훌쩍 넘었으니 십시일반이 십시백반을 이룬 셈이다. 후원금만 중요하랴. 내 돈 낸 소액 후원가들은 분명히 홈경기 땐 열혈 서포터즈로 변신할 것이다.

프로스포츠는 원래 꿈을 꾸는 사업이다. 지금이야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중계방송을 해주는 고마운 방송국에 감히 돈을 받고 중계권을 파는 일은 애초엔 불가사의한 사업이었다. 공식 스폰서니 뭐니 해서 엠블럼 하나 달아주고 돈을 챙기는 사업도 처음엔 봉이 김 선달 식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 게 프로스포츠다. 

   
▲ 상주 선수들이 상주와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 승리 후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프로스포츠 마케팅은 상상이자 꿈이고 아이디어다. 마케팅 교과서 들여다본들 기존 마케팅을 흉내 낼 뿐이다. 교수님들 데려다놓고 강의 들어봤자 그림의 떡일 뿐이다. 아이디어가 아니라 텍스트를 얘기해서 그렇다. 스키점프장에 축구장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와야 하고 돈을 벌고 골목 상권을 뒤지겠다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쯔엉을 앞세워, 베트남에서 K리그 올스타전을 개최할 배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프로스포츠에선 밥을 먹고 살 수 있다.

오래 못갈 거라는 뒷담화도 들린다. 속빈 강정이라는 비아냥도 있다. 그럴 수도 있다. 2016년 강원FC는 65억 원을 지출했다. 조태룡 대표가 밝힌 2017년 필요 예산은 150억 원이다. 간신히 65억 원을 얻어 쓴 팀인데, 무슨 수로 150억 원을 벌어들이나?

그러나 이런 팀이 살아남아야 한다. 일단 벌려 놓으니 관심은 증폭됐다. 소액 후원가들이 늘고 언론 노출도 늘어났다. 꿈을 꾸듯 아이디어를 내고 발품파는 일만이 남았을 뿐이다. 초짜라서 그렇다고? 곧 현실을 알게 될 거라고? 강원FC를 응원하자. 강원FC처럼 들이대는 팀들이 나와야 한다. 강원FC가 성공해야 K리그가 살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물러나겠다는 권오갑 전 총재를 신임 총재로 추대했다. 새총재를 영입하고자 했지만 돈 좀 만지는 기업인은 모두 손사래를 쳤다. 답답한 현실이다.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강원FC 같은 팀들이 있어야 하지 않은가?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지 않은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지 않은가? 2017년 강원FC를 응원하는 이유다. 

[관련기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사 : (주)스포츠앤드비즈니스컴퍼니(S&B컴퍼니)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 03615 | 등록일자 : 2015년 3월 4일 | 발행(창간)일자 : 2013년 12월 24일
제호 : 축구저널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기철(S&B컴퍼니 대표) | 편집국장 : 최승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승진
서울 강남구 양재천로 183 지금빌딩 F층 | 대표전화 : 02-588-8521 | 팩스 : 02-588-8522
Copyright © 2013 축구저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