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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총재는 무엇으로 사는가
위원석 스포츠서울 체육부장  |  batma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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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9  15: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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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위원석의 터치라인] 정유년 벽두부터 국내 프로축구계에는 큰 소동이 벌어졌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가 제11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기습적’으로 단독 출마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권오갑 현 총재가 연임을 고사하면서 당초 이 선거는 일단 출마자가 없는 상황에서 다음 수순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신 교수는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월 2일 마감시간 15분 전에 대리인을 통해서 서류를 제출했다.

신 교수는 빈사 상태에 빠진 한국프로축구를 살리기 위해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축구계의 대체적인 반응은 냉소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당선을 자신했던 신 교수의 장담과는 달리 23명의 대의원 가운데 5명만이 지지표를 보내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신 교수의 단독 출마와 낙선 과정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K리그에 던진 화두도 있다. 과연 ‘K리그 총재는 어떤 자리여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신 교수의 선거 운동 과정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은 과연 그가 타이틀스폰서를 책임질 수 있느냐는 물음이었다. 권 총재는 지난 4년간 연간 35억 원에 달하는 타이틀스폰서를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지원으로 책임졌다. 이전에도 역대 총재는 타이틀스폰서를 직간접적으로 책임지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었다. 곽정환 전 회장이 타이틀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의원들에게 사실상의 ‘탄핵’을 당해 불명예 퇴진한 과거 사례는 이런 인식을 더욱 굳어지게 만들었다.

   
▲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서 낙선한 신문선 명지대 교수.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그렇다면 반대의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다. 그 누군가가 연간 30억대에 이르는 타이틀스폰서를 책임진다면 그는 당연히 K리그 총재직에 오를 수 있을까?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불투명한 외국계 자본이, 또는 국내의 어떤 졸부가 ‘돈을 내겠소’ 했다고 해서 총재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 생각해보면 국내 4대 프로 구기종목(야구 축구 농구 배구)의 단체장 가운데 총재에게 유독 타이틀 스폰서의 짐을 거의 ‘의무적’으로 지우는 곳은 K리그밖에 없다. 야구(KBO) 농구(KBL, WKBL) 배구(KOVO)에서 총재가 돈을 낸다는 이야기를 최근 수년간 들어본 적이 없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여서 타이틀스폰서를 구하는 데 자생력을 갖춘 야구를 예외로 한다고 해도, 농구의 경우는 남녀 양 단체 모두 경기인 출신이 총재를 맡고 있다. 배구는 예전에는 구단주였지만 지금은 프로배구팀과 실질적으로는 관련이 없는 인사가 총재를 연임하고 있다.

K리그도 ‘총재=타이틀스폰서를 책임지는 그룹총수급의 인사’라는 종래의 도식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다. 물론 덕망이 있고 능력도 출중한 재계 인사가 타이틀스폰서까지 책임져준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그런 분들이 4년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줄 것만을 학수고대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프로축구연맹은 오는 24일 총재 재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권오갑 현 총재가 연임의 뜻을 확고히 보여준다면 아마도 큰 이견 없이 그렇게 진행될 것이다. 그리 일이 풀려나간다면 좋은 일이고 고마운 일이다. 만일 아닐 경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단주급 인사들에게 총재직을 권유했지만 다 고사를 당한 상황이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새로운 방향성의 총재 후보를 찾는다면 의외의 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스포츠서울 체육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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