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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호 “성적부터 올린 뒤 지원 확대 요청”
서동영 기자  |  mentis@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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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2  1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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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스틸러스의 트로피 진열장 앞에 선 최순호 감독.

포항 힘든 시기지만 상위 스플릿 자신
돌아갈 곳 없다는 ‘파부침선’의 각오
수비축구 오해, 팬들과 적극 소통 다짐

[포항=축구저널 서동영 기자] K리그 클래식(1부) 명문 포항 스틸러스에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모기업 포스코의 지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신화용 신광훈 문창진 김원일 등 주요 선수의 이적을 막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하위 스플릿뿐 아니라 강등 후보로도 꼽고 있다.

지난해 9월 12년 만에 친정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최순호 감독도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얼마 전 구단 시무식에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싸움터에 나간다’는 뜻의 파부침선(破釜沈船)이라는 사자성어로 올시즌 각오를 밝혔다. 최근 포항시 송라면의 포항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최 감독의 얼굴은 의외로 밝아 보였다. 올시즌 그의 복안은 무엇일까.

- 파부침선을 말한 뜻은.
▲ 돌아갈 곳이 없다는 각오로 포항에 왔다. 그런 각오가 아니면 포항을 다시 일으키기 힘들다. 선수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이겨 9위로 힘겹게 강등을 면했다. 올시즌 목표는. 
▲ 상위 스플릿 진출인 6위 이내다.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다. 전북 서울 등 우리보다 예산을 많이 쓰는 3~4팀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제칠 수 있다고 본다. 1월에는 체력 훈련을 하고 2월에는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 같은 포스코 계열이고 예산 규모가 비슷한 전남의 목표는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 전남보다 우리가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포스코에 지원을 요청하더라도 팀을 부활시켜 어느 정도 성적을 내야 명분이 생긴다. 그 명분이 상위 스플릿 진출이다. 우선 6위 안에 들어야 더 위를 바라볼 수 있다. 시즌이 끝난 뒤 결과로 보여주겠다.

- 성적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우려가 크다. 미드필더 문창진, 수비수 신광훈 등 포항에서 키운 선수가 줄줄이 떠났다. 
▲ 사실 문창진은 나도 아쉽다. 그의 능력을 한 단계 더 끌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재정 안정성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해야 했다. 신광훈도 고액 연봉자여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강원에서 활약한 서보민과 인천에서 뛴 권완규가 문창진 신광훈을 대신해 주리라 믿고 있다. 그럴만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그걸 끌어내야 하는 게 지도자의 일이기도 하고.

- 그만큼 떠나는 선수를 잡기 어려웠나.
▲ 현실상 어쩔 수 없다. 과거에는 모기업에서 돈을 마음대로 타다 썼지만 현재는 그럴 수 없다. 프로축구도 산업화됐다. 팀이 운영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했다. 나간 선수의 공백은 남아있는 선수와 새로 데려온 선수가 충분히 메울 수 있기에 걱정하지 않는다.

   
▲ 최순호 감독이 지난해 10월 성남과의 포항 복귀전에서 승리한 뒤 운동장을 걸어 나오고 있다.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방안은.
▲ 현재의 상황에 맞게 팀을 꾸려나가겠다. 포항은 2013년 리그를 제패했지만 점점 포스코의 지원이 줄어드는 현실에 맞게 운영이 돼야 했다. 누군가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했는데 아무도 그러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위기에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력을 유지해 많은 관중이 오게 하면서도 가능성 있는 선수를 키워내 구단 살림에 도움이 되게 할 것이다. 그러면 상위권 팀 예산의 70%만 가지고도 그들과 충분히 겨룰 수 있다. 또 팀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보여줄 것이다.

- 구조조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악역을 맡게 됐다.
▲ 내가 포항에 돌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환골탈태한다는 마음으로 팀을 혁신해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내 뜻을 충분히 전달했다.

- 하지만 팬들의 아쉬움이 크다. 
▲ 지금은 리빌딩을 통해 어려움을 넘겨야 하는 시기다. 아픔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과거의 모든 걸 버리고 새로 시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구단의 정체성을 지켜줄 선수는 끝까지 함께하려 한다. 황지수와 김광석이 그렇다.

- 팬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 설득해야지. 2000~2004년 처음 포항을 지휘할 때는 팬들과 교감하는 데 서툴렀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팬들이 언제든 구단에 면담을 신청하면 기꺼이 응할 생각이다. 며칠 전에도 팬들과 만날 자리가 있었다. 대화를 나누며 팀 상황을 설명했더니 이해해주더라. 나도 팬들이 어떤 축구를 하길 원하는지 물어봤다. 2월에 더 많은 팬과 만나는 구단 행사가 있다. 그때도 충분히 설명할 것이다. 그 다음은 경기력으로 보여주겠다.

   
▲ 최순호 감독이 클럽하우스에서의 훈련 후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후 훈련이 끝난 뒤 팬들과 웃으며 얘기하던데. 
▲ 시내에서 클럽하우스까지 버스로 1시간 정도 걸리는데도 자주 오는 팬들이다. 이들 말고도 몇 명 더 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가끔 선수 누구 왜 내보냈냐고 물어 난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다.

- 2004년 리그 준우승 당시 수비축구를 했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 복귀했을 때 팬들의 반발도 여기서 비롯됐다. 
▲ 수비 조직력이 좋지 않아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그런 비판을 들으니 당황스러웠다. 오해다. 나는 전부터 패스 축구를 중시했다. 하지만 짧은 패스만 하면 상대에 읽힌다. 그래서 경기 상황에 따라 장신 공격수 우성용의 머리를 활용했다. 그런데 그 장면만 본 사람들이 내가 수비만 하다가 길게 걷어내는 롱볼 축구를 한다고 생각했다.

- 이번에는 어떤 축구를 보여줄 생각인가. 
▲ 팬들이 즐거워하려면 빠르고 정확한 축구를 해야 한다. 충분히 할 수 있다. 나는 누가 뭐래도 포항 축구의 적자라고 자신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포항을 다시 탄탄한 팀으로 만들어 놓겠다.

◆ 학교에서 뛰고 월급은 포항에서

최순호 감독은 포항에서 활약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포항에서 1983년 프로 원년 때 데뷔한 뒤 1986년 포항의 첫 리그 우승에 기여했고 1991년 포항에서 은퇴했다. 또 감독 데뷔도 2000년 포항에서 했다.

최 감독은 “정확한 포항 입단 시기는 고등학생 때인 1979년”이라고 정정했다. 당시 그는 청주상고(현 청주대성고) 학생이었다. 일찌감치 포항에 스카우트 됐다는 최 감독은 “평소에는 포항에서 연습을 하다가 대회가 있을 때마다 학교로 돌아갔다. 광운공대(현 광운대) 시절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월급은 포항에서 받았다”며 웃었다.

◆ 원클럽맨이 되지 못한 아쉬움

최순호 감독은 포항은 물론 국가대표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지만 아쉬움이 없진 않다. 특히 1988년부터 3년 동안 포항을 떠나 FC서울의 전신인 럭키금성에서 뛴 시기가 그렇다. 최순호 감독은 “자의 반 타의 반이었다고 밝혔다.

원클럽맨이 되지 못한 아쉬움은 지금도 남아 있다. 최근 데뷔 이후 13년 간 포항에서만 뛴 골키퍼 신화용이 팀을 떠나려 하자 이틀간 만나 설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처럼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이적을 말렸지만 결국 신화용은 수원 삼성으로 옮겼다.

◆ 2004년 K리그 준우승에 머문 이유 

2004년 최순호 감독은 포항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첫 K리그 우승 꿈에 부풀어 있었다. 당시 K리그는 전기와 후기리그로 나뉘었다. 포항은 전기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했다.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최 감독은 장래를 대비해 오범석 황진성 등 신예를 주로 기용해 경험을 쌓게 했다.

하지만 그때를 돌이켜 본 최 감독은 “실수했다”며 자책했다. 경기에 뛰지 못한 고참 선수들이 불만을 가지면서 팀 분위기가 흔들렸다. 전기 우승팀 포항은 후기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번 흔들린 분위기는 쉽게 회복되지 못했다. 결국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수원 삼성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고 최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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