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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U-20 월드컵] 서동원 “피구, 얄밉도록 잘해”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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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2  00: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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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20일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개막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가장 큰 축구 이벤트다. 개최국 한국은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재현을 목표로 세웠다. 과거 U-20 월드컵에 출전한 스타들이 추억을 되새겼다.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 1991년과 1993년 U-20 월드컵에 출전한 서동원 고려대 감독.

1991년 남북단일팀 공격수로 출전
포르투갈 ‘황금세대’와 맞대결 추억
“후배들도 국민적 관심 속에 힘내길”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포체티노? 지금 토트넘 감독이 그때 아르헨티나 주장이었다고요?”

서동원(44) 고려대 감독은 U-20 월드컵에 두 번이나 나섰다. 특히 1991년, 만 18세 나이로 포르투갈 대회에 나서 8강 진출에 일조했다. 남북단일팀 ‘코리아’의 공격수로 4경기 중 3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대회가 끝나고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서 감독은 월드컵 티켓이 걸린 1990년 아시아 U-19 챔피언십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중동고 2학년 공격수가 대표팀에 전격 발탁돼 시리아와의 준결승(1-0 승)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그 승리로 한국은 4강 신화를 이룬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처음 U-20 월드컵 티켓을 획득했다. 겁 없는 막내 서동원은 북한과의 결승전에서도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골문을 갈랐다.

아시아 챔피언 한국과 준우승팀 북한은 U-20 월드컵 본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단일팀을 구성했다. 그 과정에서 남측 서동원, 조진호, 강철, 이임생 등은 남았지만 유상철, 윤정환, 곽경근 등이 제외됐다.

기존 멤버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할 겨를도 없었다. 남북단일팀은 국민적 관심은 물론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선수단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합숙훈련을 했다. 서 감독은 “평양서 백두산 사슴고기 등 귀한 음식을 대접 받았다”며 북측의 환대를 추억했다.

이후 대회 개막 한 달 전부터 포르투갈서 훈련을 했다. 그러나 단일팀으로서 준비시기가 짧은 만큼 조직력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사령탑을 맡은 안세욱 북한 감독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다들 고향의 부모님을 떠올리며 죽을 각오로 뛰자”고 주문하며 투혼에 기댈 뿐이었다.

상대팀 분석도 쉽지 않았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세계축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 아르헨티나와의 1차전을 떠올리던 서 감독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토트넘 홋스퍼 감독)의 존재를 반문할 정도로 당시의 분석력엔 한계가 있었다.

불리한 상황에도 U-20 월드컵 최다우승(6회) 팀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북측 공격수 조인철이 결승골을 넣었다. 아일랜드와의 2차전을 1-1로 비긴 뒤 홈팀이자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포르투갈을 상대했다. 루이스 피구, 주앙 핀투, 루이 코스타 등 포르투갈 ‘황금세대’와의 격돌이었다.

   
▲ 1991년 자국서 U-20 월드컵 2연패를 일군 포르투갈 선수들. 왼쪽 두 번째가 피구. /사진 출처 : 국제축구연맹 홈페이지 

“리스본의 벤피카 홈구장이었는데 관중이 얼마나 많던지…. 훗날 2002년 월드컵 때 한국 분위기와 비슷했어요. 상대 선수들은 더 대단했죠. 해외 선수를 잘 몰랐던 시절이었지만 피구, 핀투는 그 전부터 알았어요. 그 정도로 유명했죠. 특히 피구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과 달리 그땐 장발이었죠. 머리칼 휘날리며 참 볼을 센스 있게, 우리 입장에선 얄밉게 차더군요(웃음).”

포르투갈에 0-1로 졌지만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이어진 브라질전은 전반 40분까지 1-1 팽팽한 균형을 이뤘지만 이후 4골을 내주고 졌다. 호베르투 카를로스를 앞세운 삼바스타들의 화력은 무시무시했다. 서 감독은 “카를로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굵은 허벅지로 강슛을 날리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전한 뒤 “경기 끝나고 카를로스와 유니폼을 교환하려 했는데 근처 다른 선수와 바꾸더라”며 웃었다.

한민족의 저력을 세계에 입증한 코리아팀은 북측 민항기를 타고 평양으로 귀국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큰 환영을 받았다. 팬들은 선수들을 목말 태우고 “우리는 하나”를 외쳤다. 곧 헤어짐의 시간이 왔다. 그라운드 이외의 장소에선 철저히 교류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조금씩 정이 든 북측과 남측 선수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향하는 남측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흘러나왔다. 삽시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서동원은 1993년 호주 U-20 월드컵에서도 2경기를 뛰었다. 벤피카 입단이 불발된 그는 K리그 울산 현대에서 3년(1997~1999년) 간 22경기를 뛰고 은퇴했다. 서 감독은 “정작 성인무대에 와서는 별 활약을 못 보였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선수생활의 아쉬움을 지도자가 되어 만회하고 있다. 2011년 모교 고려대 지휘봉을 잡아 주요 대회를 모두 우승했다. 지난해도 U리그 왕중왕전을 제패했다.

현재 U-20 대표팀에 고려대 선수가 2명 있다. 골키퍼 송범근(20)과 조영욱(18)이다. 둘 모두 대표팀 주전 전력으로 월드컵 출전이 유력하다. 서동원 감독은 “올해 안방서 U-20 월드컵이 열린다. 1991년과 마찬가지로 국민적 관심을 받을 것이다. 우리 후배 선수들도 팬들의 성원 아래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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