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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하나와 실망 하나, 그리고 2017년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  faith0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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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4  06: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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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최동호의 스포츠 인문] 2016년에 겪은 일이다. 희망 하나와 실망 하나. 희망과 실망은 별개인 듯 대비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2016년 대한축구협회에서 보았던 희망과 실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악연처럼 느껴진다. 질긴 인연인가?

그런 듯 하고 그렇지 않은 듯도 하다. 이왕이면 실망보다 희망을 더 크게 봐야지. 새해 아닌가? 실망보다 큰 희망을 담아 각각 하나씩의 희망과 실망을 얘기하고 싶다.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과 조중연 전 회장이다.

정몽규 회장 체제의 축구협회는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2016년 7월 21일 53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정몽규 회장은 만장일치로 재선됐다. 2013년 52대 회장 취임 당시의 “축구를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공약은 아직 요원해 보이지만 적어도 정몽규 회장 체제가 들어서며 협회 내부의 갈등과 잡음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조중연 전 회장 재임 시의 어두운 분위기, 밀실 속의 담합과 음모를 떠올리는 음습함을 걷어내는 데엔 성공했다고 본다.

2016년 10월 18일 정몽규 회장은 U-20 월드컵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2017년 개최 준비를 설명하는 이날 회견에서 정 회장은 “U-20 월드컵을 통해 축구계에 유산을 남기고 대회를 저비용 고효율로 치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로운 희망이었다.

이전까지라면 ‘2017년 U-20 월드컵을 치르면 한국은 U-17, U-20과 성인 월드컵을 모두 개최한 나라가 된다’, ‘세계가 주목하는 대회를 치르겠다’는 식의 외형을 키우는 과시형 목표가 나왔을 것이다. 정 회장이 언급한 축구유산과 저비용 고효율, 유망주 육성은 과시형 목표가 아니라 실속형 목표다. 국제대회 성공 개최의 목표가 이처럼 달라졌다는 것은 정 회장이 U-20 월드컵의 성공을 통해 개인적 야심이나 이익을 취할 의도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희망이었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일 2017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반면 2016년 12월에 터진 축구협회 비리는 실망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 신고센터는 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 23명에 대해 협회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혐의로 징계와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23명의 임직원 중에 포함된 조중연 전 회장은 놀랍게도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축구협회와 자문 계약을 맺고 17개월 동안 매달 500만 원씩의 보수성 경비를 받아왔다. 비상근 임원인데도 축구협회는 조 전 회장에게 차량과 전담기사까지 제공했다. 기타 임직원은 법인카드를 단란주점, 안마시술소 등에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렴청정인가? 전관예우인가? 정몽규 회장은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몰랐을까? 협회 돈을 안마시술소, 단란주점에서 마구 쓸 정도로 축구협회가 아직도 구태인가? 의문이 잇따른다. “대한체육회가 징계를 내릴 텐데 자체 징계를 내리면 이중처벌 아닌가? 축구협회를 도와주기 위해서 오신 원로다. 최대한 잘 보내 드려야 하지 않겠나”는 축구협회 관계자의 인터뷰는 축구협회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는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정몽규 회장과 조중연 전 회장. 분명 다른 세대고 다른 느낌이다. 조중연 전 회장을 자문으로 모신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예우라면 지나쳤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정몽규 회장이 아직 부족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2017년은 U-20 월드컵이 열리는 해다. 정몽규 회장에게서 본 희망이 조중연 전 회장이 준 실망보다 훨씬 더 커지길 바랄 뿐이다. / 스포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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