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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슈틸리케호… 왜 차두리인가?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  faith0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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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2  06: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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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최동호의 스포츠 인문] 지난달 27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 강당에서 열린 축구협회 기자회견. ‘차두리 전력분석관 선임’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의외다. 축구협회는 통상 대표팀 감독 이외의 스태프가 선임될 경우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 코치도 아닌 전력분석관 선임을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이라니. 축구협회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협회에선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참석해 특별한 모양새를 갖췄다.

차두리 전력분석관? 솔직히 의외다. 차두리는 2015년 10월 31일 은퇴 의사를 밝혔고 일주일 뒤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은퇴한 지 불과 1년. 독일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고 하지만 전력분석 경험도 지도자 경력도 일천하다. 대표팀이 경험을 쌓는 곳은 아닐 터. 코치로서, 또 전력분석으로도 검증되지 않은 차두리를 전력분석관으로 선임한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조금이라도 발품을 판다면 경험 많고 검증 마친 전력분석 전문가를 발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용수 기술위원장의 속내는 차두리 코치였다. 이용수 위원장은 “코칭스태프의 일을 주문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내년에 차두리가 A라이선스를 따면 코칭스태프로 계약할 것이다”고 했다. 코칭스태프로 뽑고 싶지만 대표팀 코치에 필요한 A라이선스가 없으니 일단 전력분석관으로 선임하고 A라이선스를 취득하면 코칭스태프로 기용하겠다는 뜻이다.

왜 차두리일까? 이용수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의 기술, 전술적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 독일어를 잘해 슈틸리케 감독과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점 그리고 성실함으로 선수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대표팀 내에서의 형님 역할, 그리고 소통의 창구는 이용수 위원장이 가장 크게 차두리 분석관에게 거는 기대이기도 하다.

   
▲ 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선임된 차두리.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그런데 왜, 형님 역할과 소통인가? 대표팀이 지금 답답해서가 아닌가? 이대로라면 힘들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껴서이지 않은가? 이용수 위원장은 “대표팀 내 문제가 있어서 차두리 분석관을 선임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차두리가 A라이선스가 없어서 논란이 될 수도 있다. 비난은 제게 해주시고 차두리는 대표팀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마도 이용수 위원장은 이 말을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으리라. “문제없다”, “도와주자”를 강조해야 했다면 이상하지 않은가? 문제가 없는데 왜 문제 없다고 강조할까? 대표팀 전력분석관은 당연히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자린데, 왜 도와 달라 강조할까?

대표팀 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성적은 기대 이하고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 직후 패배를 선수들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고 언제든지 감독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로 불화를 자초했다. 설화야 언제든 당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란전, 시리아전 경기내용은 슈틸리케 감독의 능력에 의심을 품게 하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언론은 칼을 갈며 오는 15일 우즈베키스탄전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만약 패하기라도 한다면 감독 교체를 강하게 주장할 태세다. 한마디로 위기다.

이용수 위원장이 위기라는 것을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변환점을 만들어 내야하고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차두리 전력분석관인가? 왠지 차두리 카드는 미덥지 않다.

축구를 축구로 푸는 느낌이 아니다. 핵심을 놓치고 겉에서 도는 느낌이다. 만약 축구협회 차원에서 대표팀과 슈틸리케 리더십을 냉철히 분석하고 문제점을 도출해내지 않았다면 그리고 언론과 국민 여론만을 의식한 채 차두리 카드로 위기를 벗어나려 한다면 문제다. 이용수가 이용수답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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