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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잠 깨어난 박준태, 그 뒤에는 조진호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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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9  07: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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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태가 상주 고별전이었던 수원 삼성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박준태, '공격포인트 제로' 공격수서 '군대 메시'로
전역 전 상주 고별전서 조진호 감독과 뜨겁게 포옹
“이런 감독님 어디서 또…” “가장 기억 남는 선수”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긴 잠에서 깨어난 거죠.”

상주 상무에서 부활한 측면 공격수 박준태(27)를 보는 조진호(43) 상주 감독의 말이다. 지난 두 시즌 간 1개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한 박준태는 올시즌에만 8골 1도움을 몰아치며 프로 8년차에 첫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박준태는 어린 시절 축구천재로 불렸다. 작은 키(172cm)와 플레이 스타일로 ‘한국의 리오넬 메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프로에선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했다. 2009년 울산 현대에서 데뷔한 뒤 인천 유나이티드(2011~2012년)와 전남 드래곤즈(2013~2014년)를 거쳤으나 96경기 9골 2도움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4년 전남서 7경기 출장에 그친 그는 그해 12월 입대했다. 반전은 없었다. 이듬해 K리그 챌린지 2경기 출전이 기록의 전부였다. 팀은 챌린지 우승으로 클래식 승격을 일궜으나 박준태는 두 시즌 연속 ‘공격포인트 제로’인 공격수로 남았다. 부진의 늪에 빠진 그는 축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마지막이란 각오로 축구화 끈을 질끈 묶은 2016년. 박준태 앞에 ‘은인’이 나타났다. 새로 상주 지휘봉을 잡은 조진호 감독이었다. 박준태는 “감독님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았다. 감독님은 언제나 ‘너는 공격수다. 뺏겨도 좋으니 자신 있게 상대 수비수들과 부딪치라’고 조언하셨다”고 말했다.

   
▲ 상주 박준태가 수원 삼성전에서 득점 후 조진호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감독의 믿음은 박준태의 등에 날개를 날았다. 빠른 스피드를 살린 돌파와 슛으로 연일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박기동 임상협 황일수 등 동료 공격수와의 호흡도 잘 맞았다. 올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강등 1순위로 꼽힌 상주는 28라운드까지 4위를 달리고 있다. 실점(45골)은 많지만 그보다 많은 득점(48골)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중이다.

상주 공격진을 이끈 박준태는 15명의 동기와 함께 다음달 14일 전역한다. 28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전(1-1 무)은 말년병장들의 고별전이었다. 상주는 다음달 11일 광주FC와의 원정경기가 예정돼 있으나 조진호 감독은 “전역예정자들은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떠나는 16인 중 기억에 남는 선수를 묻는 질문에 박준태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준태는 그간 유망주로 불리면서도 늘 껍질을 깨지 못했다. 입대 전에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지난해 상주에서도 2경기 밖에 못 뛰었다. 긴 잠에 빠져있던 준태를 내가 깨운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두 남자의 ‘브로맨스’는 고별전에서도 뜨거웠다. 상주가 0-1로 뒤지던 전반 40분 동점골을 터트린 박준태가 조 감독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경기 후 조 감독은 그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이 날 뻔했는데 경기 중이라 참았다”며 “준태가 합류하면 전남도 공격에 큰 힘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태도 “조진호 감독님은 평생 못 잊는다. 어디서 이런 감독님을 또 만날까”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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