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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에게 필요한 공부는?[김태륭의 헤드업] 책 읽고 문화에 관심 갖는 것도 큰 공부
김태륭 KBS 해설위원  |  ktrhoy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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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17  13: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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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FC에서 활약 중인 권정혁은 학창 시절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해 광주FC전에서 뛰는 모습.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언젠가부터 ‘공부하는 축구선수’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대한축구협회는 공부하는 축구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Play, Study, Enjoy’라는 슬로건 아래 2009년 초중고 리그를 출범시켰고, 2년간의 시범리그를 거쳐 2010년 U리그도 전면적으로 확대했다. 초중고 선수들은 정규 수업을 마친 뒤 팀 훈련을 소화하고 대학 선수들 또한 오전과 저녁 시간을 활용해 강의에 참여한다.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새롭게 도입된 하나의 시스템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듯이 우리의 육성 시스템 또한 마찬가지다. 그 과정에서 수정과 보완은 필요하지만 새롭게 도입된 시스템의 성과를 확인하려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프로 선수’를 꿈꾸는 학생 선수들에게 시스템 안에서 축구 외의 교육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제공할지는 앞으로 우리 축구계가 꾸준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시스템만큼 중요한 것은 결국 선수 자신이다. 공부를 하는 것이 경기력과 인성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선수를 교실로 데려가 의자에 앉히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선수 스스로의 이해가 중요하다.

나는 유소년 선수 시절부터 ‘축구선수는 머리가 나쁘다’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머리 나쁜 사람은 축구계뿐 아니라 어디든 있을 수 있다. 선수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공부하는 습관’이다. 그리고 선수들은 ‘공부’를 어렵게 생각한다.

축구 선수에게 필요한 공부는 결코 복잡한 수학 공식이나 원소 기호가 아니다. 책을 읽고, 뉴스와 신문을 보고, 문화에 관심을 갖고, 한 가지 정도는 축구와 연관이 적은 취미를 갖는 것도 공부가 될 수 있다.

공부의 습관은 전혀 특별하지 않다. 화장실에서 모바일 게임 대신 포털 뉴스를 보는 것, 훈련을 마친 후 자주 듣는 국내 가요 대신 외국 팝을 듣는 것도 공부가 생활화되고 습관화되는 과정이다.

선수들이 학점을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지금과 달리, 내가 대학 선수로 활동하던 10여 년 전에는 학점 관리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담당 교수의 얼굴을 모르기도 했고 그 학기에 신청한 강의에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올시즌 부천FC에서 활약 중인 프로 16년차 베테랑 골키퍼 권정혁(37)은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 강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선수로 유명했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조금씩 좋은 습관을 만들었고 독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했다. 덕분에 2009년에는 국내 골키퍼 최초로 유럽리그(핀란드 1부리그)에 입성했고 인천, 광주를 거쳐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공부하는 축구선수’의 의미가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길 바란다. 축구도 잘하는데 학업 성적도 전교 5등 안에 든다면 얼마나 완벽한가? 하지만 축구 선수들에게는 필요한 공부가 따로 있고 그 공부는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생활 속에서 그것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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