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축구
더이상 오지 않는 스승의 따뜻한 격려 문자여자대표 송수란, 대만에서 스승 김수철 감독의 부음에 눈물
서동영 기자  |  mentis@senpres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11.21  10:32:1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지난 13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수철 전 삼례여중 감독. / 사진제공: 대전스포츠토토 선수 송수란

“사랑하는 수란아! 국대 축하한다. 선생님 이제 알았다. 항상 말하지만 다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알았지? 사랑한다.” (2014년 3월 17일 송수란의 첫 국가대표 발탁 후) 

스승이 제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엔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흡사 아버지가 딸에게 보낸듯 정겹다.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왼쪽 풀백 송수란(24‧대전 스포츠토토)은 늘 이렇게 애정 넘치는 문자 메시지를 스승 김수철 전 전북 삼례여중 감독에게 받곤 했다. 하지만 더이상은 받을 수 없다. 스승이 보낸 문자 메시지는 이제 애틋한 추억으로 남았다.

김수철 감독은 지난 13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55세 한창 나이에 느닷없이 세상을 등졌다.

삼례여중 출신인 송수란에게도 비보가 전해졌다. 하지만 달려갈 수 없었다. 하필 2015 동아시안컵 예선을 대만에서 치르고 있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연락을 나눴던 스승의 갑작스런 죽음은 믿겨지지 않았다. 그저 남몰래 눈물만 흘렸다. 행여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까 맘껏 울지도 못했다. 동료들의 위로를 위안삼아 혼자 슬픔을 삭였다. 대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었다. 마침내 대표팀은 내년 동아시안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대만 현지에서 스승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송수란은 2002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김 감독을 만났다. 당시 스카우트차 방문한 김 감독을 그는 ‘이웃집 아저씨같은 수수한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후 삼례여중에서 3년간 아버지와 딸처럼 지냈다. 송수란 뿐 아니었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를 ‘우리 딸’로 불렀다. “인간적이신 분이셨다. 선수들을 살뜰히 챙겨 주셨다. 모든 선수 부모님께 늘 깍듯이 예의를 차리셨다. 우리 모두에게 감독님의 진심이 와 닿을 수 밖에 없었다.”

팀 형편이 어려웠지만 삼례여중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겨울에 훈련하면 감독님께서 운동장 한켠에 큰 난로를 갖다 놓고 생굴을 구우셨다. 그리곤 선수들을 불러 먹이셨다. 정말 맛있었다.” 유별난 제자 사랑만큼이나 간식도 특별했다.

그렇게 동고동락하며 3년을 지냈다. 선수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송수란이 3학년일 때 소년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했다.

   
▲ 김수철 감독이 지난 3월 송수란이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나눈 문자메시지. 애정 어린 격려가 담겨 있다. / 사진제공: 대전 스포츠토토 선수 송수란

송수란은 2006년 전북 한별고로 진학했다. 팀을 떠났지만 틈나는 대로 연락하고 만났다. 삼례여중이 어려운 사정을 이겨내고 2009년 여왕기를 제패하며 언론의 조명을 받았을 땐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김 감독은 제자가 2011년 명문 고양 대교에 입단했을 때, 올해 3월  생애 처음 대표팀(2014 키프로스컵)에 뽑혔을 때 크게 기뻐했다. 각급 대표팀을 거치지 않고도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제자가 기특하고도 큰 자랑거리였다. 이후에도 송수란은 스승의 격려 속에 지난 5월 아시안컵과 9월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에 출전했다.

김 감독은 2010년 개인 사정으로 삼례여중의 지휘봉을 내려 놨다. “이후 감독님의 건강이 많이 나빠지셨다. 그래도 TV 중계로 제 경기를 보시면 전화로 이런저런 조언도 많이 해주셨는데….”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송수란은 짧은 말조차 제대로 맺지 못했다. 그의 SNS에 올라온 김수철 감독의 사진은 웃고 있었다. 김 감독은 이제 하늘에서 미소지으며 제자를 지켜보고 있다.  

[관련기사]

서동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사 : (주)스포츠앤드비즈니스컴퍼니(S&B컴퍼니)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 03615 | 등록일자 : 2015년 3월 4일 | 발행(창간)일자 : 2013년 12월 24일
제호 : 축구저널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기철(S&B컴퍼니 대표) | 편집국장 : 최승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승진
서울 강남구 양재천로 183 지금빌딩 F층 | 대표전화 : 02-588-8521 | 팩스 : 02-588-8522
Copyright © 2013 축구저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