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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고 심정연, '땜빵 골키퍼' 아닌 '수호신'수비수서 골키퍼 변신, 무실점 방어로 왕중왕전 이끌어
박재림 기자  |  greengreengrass@sen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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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12  20: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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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고 골문을 지킨 심정연(가운데)이 세경고전 무실점으로 팀 왕중왕전 진출을 이끌었다. 전문 골키퍼가 아닌 심정연은 골키퍼 유니폼이 없어 홈경기임에도 원정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 고양=이병태 기자

‘땜빵’ 골키퍼가 아니었다. 골문 앞에 선 심정연(17). 그는 고양고의 ‘수호신’이었다.

고양고가 12일 고양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2014 대교눈높이 전국 고등리그’ 경기북서 권역 세경고와 경기에서 골키퍼 심정연의 무실점 선방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권역 2위를 수성한 고양고는 3위권과 승점차를 4점 이상으로 벌리며 오는 20일 율곡FC 18세 이하(U-18)팀과의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왕중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심정연은 전문 골키퍼가 아니다. 축구를 처음 시작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4년 간 골키퍼로 활약한 적은 있지만 이후 수비수로 변신해 필드 플레이어로서 성공을 꿈꿨다.

하지만 지난 4월 팀 내 유일한 골키퍼였던 송혁진이 십자인대파열로 이탈하며 다시 골키퍼 장갑을 끼게 됐다. 김은철 고양고 감독은 이전 전국 대회를 통해 간간이 녹슬지 않은 골키퍼 실력을 보여 온 심정연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심정연은 감독의 믿음에 100% 부응했다. 주전 수비수가 부상과 경고누적으로 대거 결장한 6월 21일 영상과학고전 5실점을 제외하곤 4경기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세경고전을 앞둔 김 감독이 “고맙고 미안하다”며 마음을 표시한 것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마침 이날 상대팀 세경고의 골문을 지킨 정민기는 지난 1월 U-19 대표팀에 소집됐을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뽐내는 수문장이다. 그럼에도 심정연은 주눅 들지 않았다. 되레 전반에만 상대 유효슈팅 4개를 모두 막아내며 남부럽지 않은 안정감을 과시했다.

진다면 왕중왕전 진출이 좌절되는 세경고는 후반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들에게 결정적인 찬스가 찾아온 것은 후반 35분. 절묘한 침투로 수비라인을 깬 김태형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았고 지체 없이 골문 구석을 향하는 날카로운 슛을 날렸다.

그 순간 심정연이 몸을 날렸다. 그리고 볼은 그의 팔에 걸려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최고의 기회를 놓친 세경고는 허탈감을 이기지 못하고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자신의 세 번째 무실점 경기로 팀의 왕중왕전 진출을 이끈 심정연은 “무실점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팀 승리에 일조해 기쁠 뿐”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여전히 필드 플레이어로 뛰고픈 욕심이 있지만 팀을 위해선 골문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초. 당시 1학년인 심정연은 왕중왕전 엔트리에 포함돼 ‘가을축구’를 꿈꿨다. 하지만 함께 합류한 3명의 동기와 달리 그는 경기에 뛰지 못했다. 그때의 아쉬움을 잊지 않은 심정연에게 또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다만 회복 중인 송혁진이 12월에나 복귀할 수 있기에 그의 포지션은 골키퍼가 될 것이다.

“주 포지션이 아닌 골키퍼로서 왕중왕전을 앞둬 기분이 조금 이상하지만 팀이 원하는 자리에서 최고 활약을 펼쳐 지난해 아쉬움을 털겠습니다.”

고양고 철벽 수호신은 그 각오마저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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