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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목숨 시도민구단 감독, 믿음은 어디에[이민성의 축구구절절] 성적부진 이유 잇단 문책 '자충수' 될 수도
이민성 기자  |  footbal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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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19  13: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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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K리그 감독 교체 바람은 거셌다. 특히 시도민구단엔 북풍한설이 몰아쳤다. 경남FC, 강원FC, 대구FC, 대전 시티즌은 시즌 도중 사령탑을 바꿨다. 성적 부진이 빌미였다. 승강제가 도입되면서 구단 프런트나 코칭스태프(특히 시도민 구단)들의 스트레스 지수는 한층 높아졌다. 클래식에서 챌린지로 미끄러진다는 것은  꿈에서도 피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그리고 각 구단이 강등 탈출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한결같이 감독 교체란 강수였다.

올들어 대구가 스타트를 끊었다. 당성증 전 감독은 4월 20일 FC서울전을 마친 뒤 홀연히 팀을 떠났다. 당시 대구는 8경기 연속 무승(3무 5패)에 리그 최하위였다. 3년 동안 코치로 대구에 몸담았던 당 감독의 뒷모습은 쓸쓸했다. 후임으로 부산 아이파크 수석코치였던 백종철 전 감독이 등장됐다. 하지만 무승 행진은 13라운드까지 이어졌다. 결국 대구의 최종성적은 13위가 됐다. 팀 강등과 함께 백 감독도 물러났다.

경남 최진한 전 감독도 같은 이유로 팀과 작별했다. 겉으론 자진 사퇴지만 안팎으로 압박이 있었다. 그가 지휘봉을 내려놓을 당시 경남의 성적은 11위였다. 2012년을 8위로 마친 경남이기에 하위권 성적이 성에 찰 리 없었다. 하지만 후임 페트코비치 감독의 리그 최종 성적도 11위였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도자를 바꿨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적어도 경남에겐 감독 교체가 능사는 아니었다.

김학범 전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강원에 부임해 팀을 강등권에서 탈출시켰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김 감독의 발탁은 강원에게 '신의 한수'였다. 그런데 올 여름 그 역시 보따리를 쌌다. 당시 강원은 강등권에서 벗어나있던 11위 경남과 승점 5점차였지만 강원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이제 김 감독의 지난 시즌 성과는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다.

대전 김인완 감독은 건강상 이유로 사퇴했다. 과민성 스트레스 과호흡증이 그의 병명이었다. 당시 대전은 2승 9무 19패로 강등이 유력한 상황. 성적 부진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이다. 조진호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남은 경기에서 5승 2무 1패로 빛나는 성과를 올렸지만 앞서 까먹은 승점이 너무 많았다. 챌린지로 강등된 대전은 조진호 감독대행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내년에도 같은 자리를 보장받았지만 공식 직책은 감독 대행이다. '불안한 동거'인 셈이다.

   
▲ K리그 클래식 잔류 실패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김용갑 감독. / 출처:강원FC 홈페이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지만 끝내 강원의 강등을 막지 못한 김용갑 전 감독도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사퇴 후 그는 한 인터뷰에서 정치 논리에 휘둘리는 시도민구단의 행태에 불만을 토로했다.

코칭스태프만 수난을 겪는 건 아니다. 시도민구단 프런트도 초라한 시즌을 마친 뒤 추위에 떤다. 대구는 이사진 전원이 사임 의사를 밝히고 구단을 떠났다. 대전도 공채로 뽑힌 사장이 물러났다. 

사령탑을 교체한 구단들의 성과는 의외로 미미했다. 단기적인 성과를 바라고 승부수를 던졌지만 별무신통이었다. 이럴바엔 좀 더 기다려주는 게 낫지 않았을까.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들 역시 감독의 생각을 공유하고 스타일을 이해하기까지, 그래서 팀 전체가 일체감을 갖기까지 시일이 걸린다.

시도민구단의 감독직은 파리목숨이 됐다. 구단들은 자신들의 빠듯한 살림살이, 이로 인한 부족한 선수단 지원은 간과한 채 걸핏하면 코칭스태프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수시로 정치 논리까지 가세한다. 시도민구단 감독직은 더이상 매력적인 자리가 아니다.

프로는 책임을 질 때 프로답다. 하지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지는 해임과 사퇴는 종종 '묘수' 가 아닌 '자충수'가 된다. 제대로 뽑고 제대로 기다려주는 지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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