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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축구] 운명처럼 다시 만난 정정용과 이랜드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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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8  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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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한국 최초의 프로축구팀은 ‘할렐루야’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독교 선교 축구팀이었지만 1980년 12월 프로로 전향해 새롭게 창단했다. 프로리그 출범을 공약한 최순영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이 주도했다. K리그 원년인 1983년 우승을 차지한 할렐루야는 1985시즌을 끝으로 다시 아마추어(실업) 팀으로 돌아갔다.

‘임마누엘’이라는 팀도 있었다. 할렐루야가 프로리그에 참가한 1983년에 창단해 선교팀 바통을 이었다. 패션 사업으로 성장한 이랜드그룹은 1992년 말 임마누엘을 인수해 실업팀 이랜드를 만들었다. 프로 전환을 목표로 한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이랜드는 1994년 전국대회 3관왕을 차지하는 등 실업 최강으로 자리 잡으며 프로의 꿈을 키웠다.

   
▲ 서울이랜드 사령탑으로 선임된 정정용 감독.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하지만 몇 년 뒤 IMF 외환 위기가 한국경제를 덮쳤다. 경영난에 빠진 이랜드그룹은 1998년 2월 팀을 해체했다. 할렐루야는 프로리그에서 뛰기라도 했지만 이랜드는 꿈을 이루지도 못 하고 사라졌다. 16년 뒤 이랜드그룹은 프로팀 서울이랜드FC를 창단했다. 2015시즌부터 K리그2(2부리그)에서 뛰는 서울이랜드는 팬 기대와는 달리 올해까지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다.

위기의 서울이랜드는 28일 정정용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정정용 감독은 올해 축구팬이 가장 많이 사랑한 지도자다. 6월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칭송을 받았다. 정 감독은 선수 시절 이랜드에서 뛰었다. 당시 팀 동료 박건하 제용삼 등 공격수는 이름을 날렸지만 정정용은 무명 수비수였다.

   
▲ 서울이랜드는 올해 2년 연속 K리그2 꼴찌로 밀리는 수모를 맛봤다. /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정정용은 1997년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었다. 창단 멤버로서 팀의 프로화에 기대를 걸기도 했겠지만 만 28세 나이에 축구화를 벗었다. 팀도 몇 달 뒤 해체됐으니 우연찮게 운명을 함께한 셈이다. 22년 만에 역시 운명처럼 감독으로 돌아왔다.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정 감독은 “팀을 재건하자는 구단의 제안에 진정성을 느껴 지휘봉을 잡게 됐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지난 8월 축구협회와 U-20 대표팀 전담 계약을 했다. 두 번째 U-20 월드컵에 도전하던 중 갑자기 프로로 옮겼다. 처신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지만 새 도전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이래저래 어깨가 무겁다. 비틀거리는 서울이랜드를 곧추세우고 K리그 인기 확산에도 한몫을 해야 한다. 청소년 육성과 프로팀 지휘는 다르다. 시행착오야 있겠지만 오래지 않아 K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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